용암사 운해
- 훈격 우수
- 작가 김현진
산 위에 보이는 구름바다
뭉게뭉게 피어오른 구름이 눈앞에서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구름을 뚫고 솟아난 산꼭대기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처럼 보일락 말락 한다. 장령산 기슭에 자리한 옥천 용암사는 운해의 절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옥천 4경에 해당하는 새벽녘의 운해와 일출 풍광은 미국 ‘CNN go’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포함됐을 정도이다.
봄가을이면 카메라를 손에 든 많은 사람이 운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이 비현실적인 장면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 중에서도 맑고 습한 날(습도 80% 이상), 바람이 불지 않아야 잘 보인다. 다행인 것은 용암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고, 용암사 뒤편에 있는 운무대까지 걸어서 오르는 길이 멀지 않다.
새해 첫날 첫해를 보기 위해 사진작가들은 새벽 찬 공기를 마시며 용암사로 향한다. 새하얀 구름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운해 속의 일출. 이는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하려고 부지런히 이곳까지 찾아온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하늘의 선물이다. 그러나 혹시 용암사를 찾아와 운해를 보지 못한다 해도, 실망하지 말자. 해발 424m에 자리한 천년 고찰의 대웅전 앞에 서면 탁 트여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옥천의 자연 풍광이 내려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