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이옛길을 품은 괴산댐
- 훈격 입선
- 작가 김상훈
산골 마을을 찾아가는 숨은 옛길
산봉우리가 높은 산세를 뽐내고, 호수의 물결은 바람이 부는 대로 일렁거린다. 사진 오른쪽 아래, 괴산호가 호수로 길게 뻗은 범동이산 산자락을 둥글게 휘감아 돈다. 그 산자락의 맞은편이 바로 소나무 출렁다리, 꾀꼬리 전망대 등을 보기 위해 연간 140만 명이 다녀가는 괴산의 산막이옛길이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의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산으로 막힌 마을이라는 뜻)로 가는 약 4km의 산길이다. 버섯이나 약초를 캐서 내다 팔던 산막이마을 사람들은 마을 밖으로 나갈 때 산 아래 달천강을 이용했다. 1957년에 괴산댐이 건설되자 달천강은 괴산호가 되었고, 흐르던 강물길이 막혔다. 이때부터 험한 산길로 다니게 되었는데, 그 옛길이 이제는 걷기 편한 유명한 산책로가 됐다.
괴산호를 바라보며 걷는 아름다운 길에는 재미난 이름들이 보인다. 야생동물이 목을 축이는 노루샘이나 매를 닮은 매바위처럼 익숙한 곳도 있고, 여우비 바위굴이나 호랑이굴처럼 흥미로운 곳도 있다. 여우비 바위굴은 이 길을 오고 가던 사람들이 여우비(여름철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했던 곳이고, 호랑이굴에는 1968년까지도 실제로 호랑이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