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아름다운 길상사
- 훈격 우수
- 작가 김상훈
벚꽃에 둘러싸인 김유신 장군 사당
양 끝이 살짝 올라간 아름다운 곡선의 기와가 정면으로 보인다. 앞에는 단정한 초록의 나무가 제자리를 지키고, 뒤로는 분홍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곳은 진천 도당산에 있는 충청북도 기념물 제1호 길상사의 흥무전(興武殿)이다. 살아서 장군으로 불렸으나, 죽어서는 왕이 된 위인, 바로 김유신(595∼673)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이다.
원래 ‘전’이라는 용어는 왕을 모시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는데, 김유신 장군의 사당을 어떻게 흥무전이라 이름 지었을까. 김유신은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15살에 화랑이 되었고, 신라의 최고 관직인 상대등까지 올라 삼국통일(676)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영웅이다. 그의 사후에 이 공을 높이 산 흥덕왕이 그를 흥무대왕으로 추봉하였고, 그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은 흥무전이 되었다.
길상사는 입구의 은행나무 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가을 풍경을 보러 오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길상사의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찾는 사람이 많든 적든 길상사 벚꽃은 봄마다 만개하여 주위를 온통 분홍으로 물들인다. 특히 흥무전 담벼락에 있는 겹벚꽃나무 한 그루는 소담한 꽃송이가 풍성하게 피어 아는 이들만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가는 명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