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밭 풍경
- 훈격 장려
- 작가 박미나
산허리를 가득 채운 하얀 꽃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
위 구절이 워낙 유명해서 메밀꽃을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메밀꽃 하면 소금을 떠올릴 것이다. 활짝 핀 메밀꽃은 멀리서 보면 굵은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하고, 푸른 초원을 살짝 덮은 싸라기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을이면 새하얀 메밀꽃이 만개하는 청주시 낭성면 추정리 된내기골 메밀밭. 산속에 있는 이 밭에 찾아오는 방문객은 연간 수만 명이다. 원래는 토종벌의 밀원으로 조성한 꽃밭인데, 면적이 점점 넓어지면서 장관을 이루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고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메밀꽃은 10월 초에 만개한다. 꽃말은 ‘연인’. 선선한 가을, 사랑하는 사람과 메밀꽃 향기를 맡아 보는 것도 좋겠다. 메밀밭 곳곳에 정자가 있지만, 밭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안쪽 깊숙이 자리한 지대 높은 정자에 오르는 게 좋다. 정자로 가는 언덕에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쓰던 나무 의자도 정겹게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