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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으로 빛나는 백석정
단풍으로 빛나는 백석정
  • 훈격 장려
  • 작가 김정은

시심(詩心)이 흐르는 붉은 정자

청주시 낭성면 관정리 마을 뒷산 절벽에 백석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가을이면 정자의 붉은 기둥은 색색의 단풍과 어우러지고, 정자 앞으로 푸른 낭성천(한강의 상류)이 흘러 자연스럽게 시심(詩心)이 일어난다. 흰 바위 위에 세워진 백석정(白石亭)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문인이자, 가사 문학의 거장인 신교(1641∼1703)가 낙향하여 지은 것이다.
영남, 경기, 충청 지방의 유명한 문인들이 이곳에 들러 신교와 시문(詩文)을 겨루며 교류했다. 현재의 정자는 1927년 후손들이 중건한 것이지만, 당시 상류층 명사들이 명승지에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 신교는 백석정을 사랑하여 정자의 이름을 자신의 호로 삼았고, 「백석정 별곡」이라는 국문 가사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백옥 같은 바위 위에 푸른 이끼 쓸어내고
몇 칸의 아름다운 누각을 물가에 지어내니
…(중략)…
흰 바위에 서 있는 단풍은 비단 병풍 같은 절벽을 둘렀고
푸른 절벽에 늙은 솔은 사시에 푸르도다.
- 신교, 「백석정 별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