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당산성의 봄날
상당산성의 봄날
  • 훈격 우수
  • 작가 김제경

산성마루 높이 오르니

해발 491m의 상당산 꼭대기 부근에 둘레 4.2km나 되는 산성이 머리띠처럼 둘러 있다. 벚꽃이 활짝 핀 따뜻한 봄날, 파란 하늘과 맞닿은 상당산성의 공남문(控南門) 풍경이다.
충청북도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산성이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청주의 상당산성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석성(돌로 쌓은 성)이다. 상당산이라는 이름은 백제시대 때 청주의 이름이 상당현이었던 데서 유래했다. 그때부터 상당산에 토성(흙으로 쌓아 올린 성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조선시대까지 수축, 개축되면서 지금의 석성이 되었다.
산성을 걷다 보면 자연히 산 아래 풍경이 보이는데, 꼭대기 부근에 이르면 청주 시내와 무심천이 한눈에 보인다. 시야를 더 멀리 두면 미호천과 증평평야까지 내다보인다. 그 풍광에 반한 매월당 김시습은 「산성에서」라는 제목의 시조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웅장도 하여라 아득히 펼쳐진 산하
의기도 드높구나 산성마루 높이 오르니
날이 저문들 대수랴 보고 또 본다네
- 김시습, 「산성에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