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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리의 일몰
소매리의 일몰
  • 훈격 입선
  • 작가 장우진

잔잔한 물결 위에 버드나무 한 그루

주위가 어둑어둑해지고 해가 산 뒤로 넘어간다. 신비한 저수지의 노을을 보려는 이들이 기다려온 순간이다. 멀리 산들이 어둠 속에 겹쳐지고 저수지 위의 오래된 버드나무가 검은 그림자처럼 남는 순간, 마법처럼 일몰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운이 좋다면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를 볼 수도 있다.
풍경 뒤쪽으로 보이는 산은 백마산이다. 이 산의 중턱에 있는 굴에서 하얀 말이 나왔다고 하여 백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백마산(464m)은 남한강과 금강을 나누는 기준점이 된다. 산 북쪽은 남한강, 남쪽은 금강이다. 산 아래 자리한 약 14만 4,000㎡ 넓이의 큰 저수지가 바로 백마저수지(소매저수지)이다.
물 위로 하늘과 나무의 반영을 비춰내는 백마저수지. 그 풍경은 강수량에 따라 때마다 다르다. 가물 때는 버드나무가 뿌리 내린 땅이 섬처럼 보이는데, 비가 많이 내린 뒤에는 섬이 사라져 나무가 물에 잠긴 듯 보인다. 겨울에는 꽁꽁 언 저수지 위에 홀로 길게 누운 버드나무 그림자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