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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팔봉
수주팔봉
  • 훈격 최우수
  • 작가 이상필

물 위에 선 여덟 개 봉우리

팔봉마을을 크게 한 바퀴 휘감아 흐르는 달천. 이곳의 다른 이름은 수달이 사는 강이라는 의미의 ‘달강(獺江)’이다. 물맛이 달아 ‘감천(甘川)’이라고도 불렸으며, 용재 성현은 수필집 『용재총화』에서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이 으뜸”이라고 적었다. 깨끗한 달천 물은 지금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충주시의 중요한 식수원으로 사용된다.
달천변을 따라 뻗어나가는 두룽산 산줄기는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으로 불리는 여러 봉우리로 이어진다. 사진 속 풍경과 반대로 마을에서 달천을 바라보고 서면, 마치 물 위로 솟아난 듯 보이는 여덟 개의 봉우리, 수주팔봉이 눈앞에 보인다. 이곳은 조선시대 철종이 꿈에서 가본 곳을 신하들에게 설명해 찾아온 장소로 유명한데, 칼바위 아래 도착한 철종은 “과연 꿈에서 본 그곳이구나.” 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때 왕이 들렀던 나루터와 마을은 이후 ‘어림포’, ‘왕답마을’로 불린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물멍’을 즐기고 싶다면 물 맑은 충주의 달천으로 가자. 물가의 백사장과 자갈밭은 천연의 캠핑장이 되어줄 것이다. 드라마 『빈센조』의 주인공처럼 가까운 사람과 나란히 앉아 수주팔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