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재미났던 괴산 일주일살이 | |
작성자 | 한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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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일단 살아보기' 사업에 참가하면서, 일주일간 친구와 함께 편안하고도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들을 잔뜩 쌓고 왔습니다.
저는 20대 중반이고, 또래 친구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보다는 한적하고 편안한 장소를 선호해요. 그렇다고 심심한 건 싫어서, 항상 재미있는 여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처럼 여유로운 마을을 좋아하시거나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괴산을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엔 '일주일 동안 여기서 뭐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괴산은 의외로 갈 곳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배울 것도 풍부한 곳이었어요. 여행할 때 계획하며 다니진 않지만, 이번 여행의 컨셉은 '여유로움'과 '체험'으로 잡아봤습니다.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괴산의 고유함과 숨겨진 매력을 발견한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저희는 계절과 시기를 잘 맞춰서 방문한 덕분에 빨간 김치축제와 아름다운 단풍이 절정인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첫째 날은 김치축제, 둘째 날은 목도양조장, 셋째 날은 전통시장, 넷째 날은 문광저수지와 윤서갤러리, 다섯째 날은 사랑산도예와 산막이옛길, 연하협구름다리, 여섯째 날은 사랑산영노조합, 마지막 날은 소금강휴게소를 들렸어요. 이제부터 제가 다녀온 곳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여유롭게 짠 일정이지만, 너무나도 멋있었던 장소들이라 이렇게만 참고하고 다녀오셔도 즐거운 여행이 되실 거예요. 제 후기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고, 많은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여행지에서의 신기함이 덜할 것 같아서 제가 따로 알아봤던 이야기들은 생략할게요. 혹시라도 궁금하시다면 제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인스타 아이디: nung_ju) -------------------------------------------------------------------- 숙소는 칠성면의 '떡바위산장'에서 묵었어요. 김치축제 기간이라 근처 숙소들은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였고, 당일에 급히 예약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이틀만 묵을 계획이었는데, 숙소가 너무 편안해서 일주일을 묵기로 결정했어요. 괴산읍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로, 관광지들과도 30분 정도면 갈 수 있어 위치도 좋았습니다. 청결에 민감한 편인데, 이곳의 사장님이 청소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게 느껴졌어요. 숙소 안에는 건조대와 빗자루가 구비되어 있어 작은 빨래도 할 수 있고, 저희는 매일 청소도 해서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숙소 앞에 유명한 계곡이 있어 여름엔 손님들이 많다고 하는데, 가을에도 산과 별이 멋져서 예쁜 풍경들 눈에 가득 담아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숙소에 매점과 식당도 있어서 먹는 걱정은 전혀 없었어요. 숙소에는 '바우'라는 개가 있는데 일주일 동안 친해져서 지금도 보고싶어요. 숙소의 하이라이트는 '음식'입니다!!! 주문하면 숙소까지 배달해 주시는데,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한상으로 차려주십니다. 사실 별로 기대 안 했는데,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보양을 한 것마냥 너무 푸짐하고 맛있고, 다 먹고 내놓으면 따로 치워주셨어서 너무 편하게 잘 먹었습니다. 만약 묵으신다면 바베큐도 좋지만, 떡바위산장에서 밥도 꼭 드셨으면 좋겠어요. 강추!!!!!!!!!! -------------------------------------------------------------------- 첫째 날은 부산에서 출발해 늦은 오후에 도착했어요. '괴산 김치축제'가 열리고 있는 유기농엑스포광장에 방문했습니다. 김치축제는 괴산의 특산물을 잘 활용한 축제여서 신기했고,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어요. 김치 마스코트와 빨간 천막들이 가득해 귀엽고, 먹거리도 가성비 있는 가격이고 볼거리가 되게 많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테마인 '구워먹기' 구역에서 양꼬지, 전어, 닭꼬지를 먹었어요. 양 특유의 냄새가 안 나서 맛있고, 전어도 통통하고, 닭꼬지는 구운 뒤 소스를 따로 발라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따뜻하고, 가수 공연도 즐기며 불꽃놀이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와서 짱 재밌었습니다!!!!!! -------------------------------------------------------------------- 둘째 날은 목도양조장이 주말에만 운영한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아침엔 근처의 '목도빵집'에서 쫄깃한 치아바타를 사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택배로도 주문할 계획이에요!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단호박크림치즈치아바타를 먹었는데, 담백하고 무엇보다 크림치즈와 잘 어울려서 놀랬어요. 빵이 어쩜 그렇게 쫄깃한 지ㅠㅠㅠㅠ 괴산을 방문하신다면 꼭!!!!! 목도빵집을 다녀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목도양조장은 충청북도 등록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곳으로, 막걸리 3종을 시음해볼 수 있었고, 간단히 설명해 주셔서 좋았어요! 백주는 찹쌀이 들어가 굉장히 묵직하고 시큼한 맛이 나고, 맑은 술은 막걸리의 윗부분만 뜬 건데 청하소주랑 비슷한 맛이 나서 생선요리 먹을 때 잘 어울릴 거 같아요. 이것도 기념품 강추!!!! 어디가서 기념품을 잘 안 사는 편인데.... 왜 이러지..... 괴산에는 맛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 고맙게도 남자친구가 몇 병 사줘서 숙소에 가 해물파전과 함께 단풍 보면서 한 잔 했어요. 짱 행복하다...! -------------------------------------------------------------------- 셋째 날에는 괴산의 전통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오일장(3일, 8일)이 열리는데, 김치축제 기간이라 사람도 많고 북적였어요. 저희가 처음 본 곳은 호떡, 도너츠 등 맛있어 보이는 게 많은 '은주네빵집'이었습니다. 저희는 밥부터 먹으려고 발을 옮겼는데, 뒤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길게 서계셔 있길래 뭔지도 모르고 줄을 섰어요. 다행히 테이블 회전이 빨라서 금방 들어가, 착석하고 어떤 식당인지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올갱이해장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순대국밥집이었어요. 순대국밥하면 부산인데...(소신발언) 근데 한 숟갈 하자마자... 어라라..... 인생 순대국밥 1등...... 부산이 졌습니다. 괴산시장에 오시면 '청풍식당' 꼭 가보세요. 누린내가 살짝 나긴 하는데, 제가 잘 못 먹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아요. 맛있는 게 더 강합니다 짱맛!!! 후에는 호떡 물고 돌아다니면서, 대추빵도 시식하곤 맛있어서 복숭아빵을 사고(?), 여기 가지 시식을 하다가 찹쌀을 구워서 만든 과자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진짜 이게 뭔지.... 너무나도 맛있었어요. 이미 다 팔렸다고 사장님께서 시식에 있는 걸 많이 챙겨주셨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날부터 괴산으로 귀촌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습니다. 위험하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귤도 한 박스 사서 숙소에 가서 쉬다가 밤산책할 겸 괴강 별빛공원에 다녀왔습니다. 불빛도 예쁘고 사람도 없어서 남자친구랑 숨바꼭질하고 놀았어요. 잠시 지나가다 들리기 괜찮을 거 같습니다! 숙소에 와서는 토종닭볶음탕을 시켜먹었어요.... 진짜 미친맛이었습니다. 여러분, '떡바위산장'입니다. 꼭 가세요!!!!!!!! 얼마나 맛있는지, 이 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ㅋ -------------------------------------------------------------------- 넷째 날에 일어나서 술병에 빠져 '시골식당'의 올갱이해장국을 먹고 왔어요. 여기는 "우와, 미쳤다!!!! 진짜 짱 맛있다!!!!! 뭐야???" 이런 건 아니지만, 된장 베이스에 건강한 맛으로 따끈따끈한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블루리본 받은 식당이었어요! 해장 후, 문광저수지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은 아직 초록빛이었는데, 여기는 낙엽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어요.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낙엽이 떨어지는 동화 같은 풍경이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구경오신 분들이 손을 꼭 잡고 돌아다니시고,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시며 사진 찍는 분들도 많으셔서 그런 훈훈한 모습들 보면서 마음이 따듯해졌어요. 바로 앞에 코스모스도 가득하고, 저수지와 낙엽풍경이 너무 예뻤어요. 가을에 방문한다면 꼭! 꼭!! 꼭!!! 가야하는 곳입니다. 주변에 먹을 것도 팔아서 주전부리 먹기도 괜찮아요. 가격대는 조금 있어서 저희는 며칠 전에 샀던 복숭아빵이과 귤을 까먹었습니다....ㅎ 그리고 윤서갤러리를 방문했는데, 귀여운 새들이 맞이해줘서 신기했어요. 들어가지도 않고 새 구경한다구 서있었어요. 관장님이 그런 저희를 맞이해주셔서 들어갔습니다! 버닝화 체험예약을 했는데, 예약시간보다 일찍 방문해서 그림 설명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더욱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버닝화는 나무를 태워서 선과 명암을 작업하는 건데, 저희는 여기에 채색도 했습니다. 안에 있는 그림들이 너무 멋있고, 관장님이 쉽게 하셔서 어려울 지 몰랐어요.. 누군가 하는 게 쉬워보인다면 그 사람이 고수라는 말이 진짜였습니다.... 관장님과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설명해주셔서 멋진 작품 챙겨갈 수 있었어요. 선생님들과 대화하면서 작업하고 나오니까 3시간이 훌쩍 넘어서 밤이 되었습니다. 윤서갤러리에서의 시간이 즐거워서 또 다시 귀촌 생각이 났어요.. 만약 괴산에서 산다면 배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것도 좋지만, 관장님과 나눴던 대화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점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관장님도 선생님도 좋은 분이신 거 같습니다. 꼭, 방문했음 좋겠어요!!! -------------------------------------------------------------------- 다섯 째날에는 사랑산도예와 산막이옛길을 다녀왔어요. 도예체험을 예약했는데, 다음날 예약했던 막걸리체험도 함께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산행하는 사람이 많아 주말에는 식당도 운영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접시를 만들었는데, 흙토와 백토로 만들었어요. 오랜만에 손에 흙 묻히는 것도 재밌고, 선생님이 다정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덕분에 도예에 관심이 생겨서 클래스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건 재미있는 모양이지만, 작업실에서 봤던 작품들은 정말 예뻤어요! 저희가 만들면 선생님께서 구워서 택배로 보내주셨어요. 며칠 전에 집에 도착해서 봤는데, 처음에 만든 거 보다 크기가 작아졌더라구요. 모양도 재미있고, 집에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추천받은 근처 맛집 '사나이짬뽕'에 갔어요. 원래 짬뽕과 탕수육만 먹으려고 했는데, 짜장면도 많이 시키시길래 세 가지를 시켰습니다. 제 입맛엔 짜장면은 특별한 맛은 아니었고, 탕수육은 소스가 부어져 나왔는데, 다 먹을 때까지 바삭하고 쫀득했어요! 남자친구는 탕수육이 제일 맛있다구 했어요. 짬뽕은 깔끔하고도 칼칼한 국물맛이라 고량주 시키고 싶었어요. 가격대는 있지만, 해산물도 가득 들어가고 오뎅꼬지가 들어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점심시간 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고, 지역 주민분들도 자주 가는 것 같았어요! 별점은 4.5!!! 원래는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산막이옛길과 연하협구름다리를 보기로 했어요. 조금 걷자고 했는데, 결국 2시간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ㅋㅋㅋ. 연하협까지 배로 이동하는 코스도 있고, 주차장을 잘 알아보면 차로도 갈 수 있으니까 잘 찾아보고 가세요! 그래도 올라가면서 멋진 풍경도 보고, 다람쥐도 봐서 즐거웠어요. 구름다리가 보일 때는 마치 사막에서 물을 찾은 거 마냥 신났어요ㅋㅋㅋ. 왕복으로 걸어갈 자신이 없어서 배를 탔는데, 디지털관광주민증 발급하면 할인도 받을 수 있어요. 배가 일찍 끝나니까 전화로 문의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배를 타면 신랑바위와 신부바위도 소개시켜주시고, 선장님이 시를 잔잔하게 읽어주셔서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집에 와서 토종오리를 시켜 먹었는데,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능이버섯도 넣어주셔서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보양을 했습니다. 국물도 맛있고, 오리도 쫄깃쫄깃하고.... 괴산은 배추와 고추가 특산물이라 그런지, 여기서 먹은 김치들은 다 맛있었어요. 충청도 짱... -------------------------------------------------------------------- 여섯째 날에는 사랑산영노조합에 갔습니다. 고두밥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라 밥을 미리 지어놓아야 해서 체험하려면 3-4일 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전날 도예 체험한 곳과 같은 곳이었고, 마을 이장님이 반겨주셨습니다. 작업공간에서 막걸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셨고, 준비한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서 술이 밥알에 잘 배도록 치댔어요. 다 치댄 건 통에 담아 집에 가서 2주 정도 25도에서 발효시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만드는 막걸리는 첨가제를 넣지 않는다고 해요. 체험은 빨리 끝났는데, 이장님께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했어요. 전날 도예 선생님도 그렇고, 마을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해서 기분 좋게 돌아갔습니다! 숙소에 바로 가기 아쉬워서 '올어바웃카스테라'라는 카페에 들렸어요. 여기도 옥수수 가루로 빵을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괴산은 옥수수가 특산물이에요! 사장님은 서울에서 카스테라 전문점을 운영하다가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저희는 카스테라와 옥수수라떼, 코코넛라떼를 먹었어요. 카페 분위기는 조용하고, 사장님이 악기를 좋아하시는지 건반과 기타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괴산 지역 사람들도 많이 오는 거 같았어요. 카스테라에서 진한 계란 맛이 나서 맛있었습니다! 이날이 괴산에서의 마지막 밤이라서 특별한 걸 먹어보고 싶어서 송어를 먹기로 했습니다. 카페에서 찾아보다가 '부흥송어장횟집'을 발견했는데, 송어를 양식한다고 해서 신기해서 포장해 갔어요. 사장님이 포장을 챙겨주시는데, 손자손녀처럼 예쁘다고 하셔서 저희도 할머니 생각이 나 마음이 따뜻했어요. 송어회는 연어처럼 기름이 돌고 생김새도 비슷했어요. 부산에서 먹던 매운탕 맛과는 달랐지만, 송어는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괴산 특산물들은 다 먹어본 것 같아요! 히히 -------------------------------------------------------------------- 마지막 날에는 사장님과 바우와 인사를 하고, 소금강휴게소을 들려 단풍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숙소 가는 길에 항상 지나쳤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 한 번 들러봤어요. 식사랑 치킨도 팔고, 풍경도 예뻐서 지나가는 길에 방문하기 좋을 거 같아요. 안에 얕은 계곡도 있어서 여름엔 물놀이도 가능할 거 같아요. 괴산, 정말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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